건강상식

골초ㆍ주당에겐 매운게 약이네~

DS2PZF 2006. 11. 23. 15:45

[ 매운 음식 알고 먹읍시다 ]

요즘 같은 날씨에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 땀이 뻘뻘 난다. 입안이 화끈거리고 속이 쓰려오며 눈물이 쏙 나온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매운 음식 사랑은 유별나다. 우선 고추 섭취량이 태국인 못지 않다.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먹는 사람도 있다. 마늘은 각종 요리의 단골 향신료다.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나야 토종 한국인´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심지어 과자도 매운 맛이 인기다. ´한국인의 저력은 매운 음식에서 나온다´는 말까지 있다. 매운 음식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먹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매운 음식은 통증이다

매운맛은 엄밀히 말해 맛이 아니다. 통증이다. 우리 혀에 분포하는 미각(味覺)세포는 달고, 시고, 쓰고, 짠 네가지 맛을 느낄 뿐이다. 매운맛은 감지하지 못한다.

순천향대 식품영양학과 김순경 교수는 매운맛은 아픔을 느끼는 통각(痛覺)세포가 담당한다며 매운 음식을 먹으면 일반적인 통증 유발 과정과 똑같은 경로로 뇌에 통증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뇌에 통증이 전해지면 뇌는 ´엔돌핀을 즉각 만들어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엔돌핀은 천연의 진통제다. 몸에서 제조되는 마약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작은 고추가 매운 이유

고추의 캡사이신은 가장 유명한 매운맛 성분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종자가 작은 고추가 큰 고추보다 캡사이신 함량이 높다´는 의미다. 캡사이신은 고추에 0.2~0.4%쯤 들어 있다. 맵기로 유명한 청양 고추는 캡사이신 함량이 일반 고추의 6~7배에 달한다.

통증에 관한한 캡사이신은 ´병 주고 약 주는´ 성분이다. 그 자체가 통증 유발물질이면서 동시에 몸안에서 엔돌핀이 돌게 하고 통증 원인물질의 하나인 ´P물질´을 억제한다.

전통적으로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 하는 일본인이 최근 고추를 가까이 하기 시작한 것도 캡사이신의 효능과 관련이 있다. 캡사이신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체지방을 분해해 비만을 억제한다는 소문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 퍼진 것이다. 캡사이신의 다이어트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지만(일부 동물실험에선 확인) 점심 식사 뒤 디저트로 소량의 고춧가루를 즐기는 일본 여성이 적지 않다.

골초와 주당에게 유익하다

캡사이신은 또 알코올로 인한 위장 손상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 술꾼들에게 잘 통하는 마가리타(술의 일종)를 마실 때 살사(캡사이신 함유)를 함께 먹어라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서울대 분당병원 내과 이동호 교수는 캡사이신은 폐 표면에 있는 니코틴을 제거하므로 골초들에게 권할 만하다며 소화를 도우며 헬리코박터(위암 유발).살모넬라(식중독 유발) 같은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항균 효과) 혈압을 낮추며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전했다.

캡사이신만으론 성이 차지 않아서인지 최근엔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을 함께 농축해 만든 소스가 인기다. 알리신은 캡사이신과는 느낌이 전혀 다른 매운맛 성분이다. 마늘을 자르거나 으깰 때 마늘의 유황 성분인 알린(allin)이 자극적인 알리신으로 변한다.
(도움말: 순천향대 식품영양학과 김순경 교수, 서울대 분당병원 내과 이동호 교수, 일부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