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내 목 안의 탁구공(?)'…인두신경증 의심해봐야

DS2PZF 2006. 11. 25. 20:21

원인을 알 수 없는 목의 이물감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예상외로 많다. 통계에 의하면 정상인의 45%가 일시적인 목의 이물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빈도는 이비인후과 초진 환자의 4~10%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증으로, 다년간 불쾌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인두신경증이란?

인두신경증은 기질적인 원인 없이 목에 무언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 및 목안이 조여지는 증상을 일컫는 용어로 2,000년 전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다. 목에 공 같은 것이 걸려서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하여 히스테리성구(Globus Hystericus)라고도 불리는데, 실제로는 목에 이물이 없기 때문에 신경증으로 구분된다.

환자들은 상당기간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의사가 별 이상이 없다고 해도 잘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주로 히스테리 경향이 있는 중년 여성에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젊은 남녀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병의 진단은 이학적 검사나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원인이 될만한 질병을 배제하고 나서 정신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추정될 때 내려지게 된다.

인두이물감을 증상으로 하는 다른 질환들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혀뿌리 부근의 설편도선이 크든지 만성인두염, 만성편도선염, 만성축농증이 있을 때에도 목안이 답답하고 침을 삼킬 때 덩어리 같은 것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느낌을 주며 목이 마르고 답답한 느낌을 갖게 한다.

빈혈이나 갱년기 전후에 오는 내분비계의 이상, 위장장애, 고혈압, 자율신경장애 등 여러 가지의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가 있다. 최근에는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인두이물감도 많이 보고되고 있는 추세이다.

음식 섭취할 때는 무증상

평소 목안 깊숙한 부위에 무언가 걸린 듯한 불쾌감을 느끼며 침을 삼켜도 개운하게 넘어가지 않고 무언가 조금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물을 마시면 다소 해소되지만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때로는 가벼운 통증이 목안에서 느껴질 수 있으며 목안이 건조하다고 느끼게 된다. 코에서 목 뒤쪽으로 끈끈한 가래 같은 분비물이 넘어가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음식을 먹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인두신경증 원인은 불확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도 불확실하다. 인두와 후두 근처에는 많은 림프조직이 있고 염증에 민감하다. 그래서 흔히 이를 인·후두염으로 진단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치료가 되지 않는다.

환자의 상당수가 폐경기 이후의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해 인후점막상피세포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정신과적인 홧병의 한 증상이기도 하며 욕구불만이 있는 경우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타질환과의 감별이 필수

박 교수는 "단순히 목에 음식물이 걸린 듯한 느낌만 있다면 대부분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인후두 증상이 연하곤란(음식물이 입에서부터 위로 통과하는데 장애를 받는 느낌이 있는 증세. 삼킴 장애), 체중 감소, 구취 또는 음식물의 역류 등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정확한 원인을 감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목에 이물감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염증, 비염 및 부비동염, 설편도 비대증, 위식도 역류, 경부골성증식, 인후두부 경련, 악관절기능이상, 신경증, 내분비 계통의 질환,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 과도한 흡연, 음주습관, 악성종양 등이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점막의 위축이나 건조감이 있을 수 있다.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 반드시 정밀한 진료를 받아야한다.

1. 정신적으로 안정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인두이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2. 각혈이나 객혈이 동반되는 경우
3. 쉰 목소리가 동반되는 경우
4. 경부나 갑상선 부위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5.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던지 몸이 화끈거리고 목이 자주 마르고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

검사결과 이상 없을 경우 인두신경증

일반적으로 기질적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후두와 인두부 검사를 시행하고 위식도를 관찰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인두나 후두부의 부종이나 염증 등 이상 소견이 있는지 관찰한다. 이러한 여러 검사로도 이상이 없을 경우 인두신경증이라고 한다.

인·후두염은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대개 열이 발생하고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을 느끼며 치료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인두신경증은 음식을 삼키는 데 별 불편함이 없고 항생제 증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인·후두염과 인두신경증에 의한 목 이물감과의 차이점이다.

건강에 대한 확신이 치료의 지름길

이러한 질환에 의한 이상이 전부 배제된 상태의 진정한 인두신경증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 또는 암에 대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이학적 검사 및 여러 진단방법을 통하여, 자기 자신이 심각한 병이 없고 건강하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환자가 의사의 진단을 신뢰하고 스스로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취미 생활을 갖는다든가 체력에 맞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박경유교수, 일부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