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찬바람 부는 겨울철을 조심하라
환자들 절반 12월~3월 사이 병원 신세
규칙적인 식사·운동·좌욕 생활화해야
치질 환자의 절반 정도가 겨울철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평소 치질기가 있는 사람은 특히 겨울을 조심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 좌욕 등 ‘항문건강법’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대장항문 전문병원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팀이 2002년 치핵, 치루, 치열 등 치질로 병원을 찾은 환자 1만729명을 조사한 결과, 겨울철인 1~3월과 12월에 병원을 찾은 환자가 5093명으로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봄철(4~6월)과 여름철(7~9월)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각각 14%와 18.6%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이같은 사실은 2001년 8110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원장은 “일반적으로 환자는 5월부터 크게 줄어 들었다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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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에는 치핵, 치열, 치루 등 세가지가 있다. 이중 전체 치질의 80~90% 정도를 차지하는 치핵이 특히 날씨와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치핵이란 항문혈관에 피가 몰리면서 항문 밖으로 혈관이나 근육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질이다. 그러나 항문 주변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항문주변이 곪아 고름이나 대변이 새는 치루는 날씨와 상관없이 연중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겨울철에 치핵 치질이 악화되는 이유는 기온이 낮아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부족해 지기 때문. 또 몸을 움추리기 쉬워 운동량이 적어지고, 샤워나 목욕을 하는 횟수도 여름보다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 원장은 “추운 곳에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위에 피가 몰려 치질이 악화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겨울철, 치질기가 있는 사람은 항문혈관의 혈액순환을 위해 하루 두세차례 좌욕을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 주는 게 좋다고 한다.
경희대병원 일반외과 이길연 교수는 “왠만한 치질은 좌욕 등 생활요법과 연고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며 “소금물에 좌욕을 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치질의 예방을 위해선 균형잡힌 식생활과 올바른 배변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야채, 과일, 현미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고, 하루 한번 규칙적으로 배변하며, 배변시 신문 등을 읽으며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도움말:대장항문 전문병원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경희대병원 일반외과 이길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