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통해 옮는 3대 인수공통전염병, 어떻게 대처할까
AI(조류 인플루엔자).변형 CJD(인간 광우병).공수병(광견병)…. 최근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 중이거나 우리 국민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인수공통전염병 리스트다. 정부는 이를 포함해 모두 17종을 1군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잠정 분류했다. 일단 발생하면 개인의 건강은 물론 축산업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용어 그대로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질환.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병으로 이해하면 쉽다.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 사람의 전염병 중 49%가 인수공통전염병이란 통계도 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인수공통전염병의 예방과 대처법을 알아보자.
◆ AI, 일반 국민은 안심해도 무방 =한국인이 감염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AI를 면밀한 주의가 요구되는 전염병으로 본다. 고병원성 AI의 경우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가 기침 등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반면 AI 바이러스는 대개 조류와 포유류 등의 분변을 매개로 옮겨진다. 강원대 수의학과 성환우 교수는 "감염된 닭의 눈물.콧물에도 AI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AI에 걸리면 초기엔 고열.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치사율은 50% 이상으로 일반 독감보다 훨씬 높다. 폐렴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특효약이 없다. 감염 의심이 되는 닭을 만지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AI 바이러스는 70도에서 5분가량 가열하면 모두 죽기 때문에 조리한 닭은 안전하다. AI 방역(매몰.소독.역학조사 등) 현장에 있거나 AI로 진단된 사람은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AI 바이러스의 활성을 줄여줄 수 있다. 직업 특성상 닭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 외에 일반 국민은 현 단계에서 AI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v CJD, 등뼈 섭취는 피해야 =v CJD, 즉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 증후군(인간 광우병)은 국내에서 사람은 물론 소에게서도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한.미 FTA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v CJD는 BSE(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정 위험 부위(SRM)를 섭취하면 걸릴 위험이 크다. 소의 뇌.척수.신경절.눈.등뼈.회장(곱창) 등이 SRM에 속한다. 그러나 소꼬리탕.소혀.소머리 국밥(소 골이 아니라 뺨 쪽 고기로 만든다)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요즘 미국 측에서 수입 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소뼈(뼛조각)는 SRM이 아니다. 그러나 "등뼈는 SRM이고, 조각난 상태에선 등뼈인지 다른 뼈인지 식별하기 어렵다"는 게 검역 당국의 입장.
주 증상은 치매다.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잠복기는 3.5~10년 이상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해외전염병과 조인수 박사는 "v CJD 병원체인 프라이온은 열에 강해 일반 가정의 조리 온도로는 병원체를 죽일 수 없어 고온.고압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광견병, 겨울에 조심 =겨울철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너구리.늑대 등 야생동물이 산에 먹거리가 없어지면 마을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개는 야생동물과 싸우는 도중 광견병을 옮는다. 이 개가 사람을 감염시킨다. 개의 침에 든 광견병 바이러스가 상처를 통해 침입한다.
광견병 개에게 물리면 처음엔 구토.두통.근육통을 호소하다 차츰 빛.소리 자극에 민감해진다. 나중엔 인.후두 근육이 마비돼 물을 잘 삼키지 못한다.
질병관리본부 허영주 역학조사팀장은 "개에게 물리면 즉시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공수병 환자가 다발하는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의 보건소에 약이 비치돼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중앙일보,200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