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2)
그렇다면 근육이 장시간 수축한 결과 혈액순환이 차단되어 저산소성 통증이라는 것이 발생하였을 경우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은 혈액순환을 재개하면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근육의 수축에 의하여 혈관이 눌리고 그로 인하여 혈액순환이 차단되어 그 안에 있는 신경이 산소부족에 시달리고 압박받은 결과 결과 통증이 발생한 것이니까 산소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해주면 될 것인데, 그 방법이 바로 수축한 근육 때문에 눌린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것이죠. 바로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입니다.
만일 팔뚝 근육처럼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수축한 경우라면 그거 그만 하면 되겠지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근육이 수축한 경우에는 자신의 마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밖에서 어떤 조작을 가해서 근육을 이완시키주는 방법이 바로 치료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경우에는 혈관이라도 확장시켜주든지.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혈관은 온도가 올라가면 확장하고 내려가면 수축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거 혈관 내에 있는 자율신경이 알아서 조절하는 거구요. 물론 혈관의 확장이나 수축에 관여하는 것이 온도만은 아니지만요. 하여튼 인위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키려면 그 부위를 뜨겁게 해주면 되겠습니다. 바로 물리치료할 때 뜨거운 팩을 대주는 이유입니다. 사실 혈액순환이 증가하여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증가하면 근육의 긴장도가 내려가면서 수축이 풀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여하튼 요통이라는 것이 주로 척추뼈 주변의 근육이 수축한 결과 발생한 것이니까(전부 다는 아니지만) 그 근육 풀어주면 될 것이고 그 방법으로 허리를 뜨근뜨근하게 지지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옛날 우리 어른들 허리 아프면 아랫목에서 허리 지졌던 것도 왜 그런지는 몰라도 해보니까 좋더라는 경험으로 알게 되었겠죠.
그나저나 왜 허리 근육이 수축해서 사람을 고생시키는지 그것도 다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요통을 줄이기 위하여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과연 현명한 방법인가 하는 의문점이 생깁니다. 제가 원래 시비거는 거 좋아히는 관계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딴지 좀 걸어보려 합니다.
우리 몸의 등뼈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그거 하나의 기둥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죠. 여러 개의 조각이 세로로 일렬로 정렬되어 하나의 구조물처럼 행동합니다. 바로 몸을 지탱해주는 역할입니다. 아울러 상부로부터 내려오는 하중을 하부로 전달하는 역할도 있구요.
척추뼈(vertebra, spine)를 옆에서 보면 목부분인 경추부(cervical spine)와 허리부분인 요추부위(lumbar spine)는 앞으로, 가슴부분인 흉추부위(thoracic spine)와 골반 윗부분인 천추부(sacrum)는 뒤로 활처럼 굽어 있습니다. 그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머리 윗부분에서 아래로 누르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일종의 탄성작용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종주근(longitudinal muscle)이라는 긴 근육이 등뼈 주위에서 등뼈와 나란히 주행합니다.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뼈를 안정화시키고 그 역할을 보조하는 것도 종주근의 임무 중 하나일 것입니다(아닌가? 갑자기 헷갈리네). 물론 척추뼈를 견고하게 하는 구조물로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전, 후 종주인대(anterior and poserior longitudinal ligament)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나무 기둥을 하나 세웠는데 이게 시간이 경과하면서 견고함이 떨어지는 경우 흔들면 조금씩 삐걱거립니다. 기둥을 고정하고 있는 구조물들이 느슨해져서 그런 결과가 발생했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기둥 자체의 견고함도 줄어듭니다. 기둥이 노후해져도 그럴 수 있지만 그 기둥이 견딜 수 있는 하중 이상의 힘이 가해져도 기둥 수명이 단출될 수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 그 기둥 튼튼하게 하는 방법으로 기둥에 밧줄을 매서 그 밧줄을 여러 방향으로 팽팽하게 당겨 고정시키면 됩니다. 한마디로 기둥이 담당한 역할의 일부분을 밧줄이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습니다만. 쉽게 얘기해서 만일 기둥이 한쪽으로 기운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반대 방향으로 줄을 연결해서 그 줄 단단하게 고정하면 기둥은 더 이상 기울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척추뼈가 약해지거나 또는 어떤 손상으로 인하여 자신의 역할을 100% 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의 다른 구조물이 그 부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그 또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당장 나타날 수도 있고 결과가 쌓이고 쌓여서 먼 훗날 어떤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여튼 꼭 척추뼈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 일 해야 합니다. 실제 상황에서는 척추뼈의 임무이지만 다 못하는 부분을 그 옆에 있는 근육이 떠맡습니다.
여러 개의 나무 토막으로 이루어진 기둥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도 그 나무토막에 밧줄을 연결해서 팽팽하게 조이면 됩니다. 같은 이야기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척추뼈가 부실해서 자신의 고유 역할을 다 하지 못할 경우 그 일의 부족 부분을 척추 주변의 근육들이 떠안게 됩니다. 주변의 근육이 대신 떠맡으려면 수축해야 한다는 뜻이구요. 팽팽하게 당겨줘야 하니까요. 아시다시피 근육이 장시간동안 수축하면 통증이 유발되는데, 그것이 허리근육인 경우 바로 요통이겠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