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이 당 조절하는 방법에 별 다른 거 없습니다. 24시간 혈당을 체크하는 센서와 체크한 당 상태에 따라 더 올리든지 내리는 메카니즘만 있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당이 낮을 때 올리는 작용하는 호르몬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어느 거 하나 나가도 올리는데 큰 문제 발생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너무 높을 때 내리는 역할 담당하는 호르몬이 인슐린 하나뿐인 것이 비극의 씨잇이지요.
그래서 당을 체크하는 센서와 높을 때 공급하기 위한 인슐린 저장기를 갖춘 기구를 몸 속에 심으면 정상인과 똑같이 살 수 있습니다. 먹는 것도 지 맘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죠. 인슐린 저장기에는 자동차 연료탱크처럼 앵꼬(?) 나기 전에 외부에서 주사기로 가끔씩 주임해주면 되구요. 기구가 그렇게 크지도 않습니다. 한쪽 팔뚝 피부 밑에 심어도 표시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현재까지 세상에 나와있는 당뇨조절 방법 중에서 최고의 방법입니다. 먹는 거 맘대로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이런 좋은 방법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 않을까요? 환자들이 싫어하니까 그렇다고 했습니다.
지속적 피하 인슐린 주입법(continuous subcutaneous insulin infusion, CSII)이라는 이 방법 외에도 주기적으로 피하에 인슐린 주사를 직접 놓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스스로 매일 그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번 주사 맞아야 합니다. 그래도 약 먹는 거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병 조절의 효과면에서는요.
지속적 피하 인슐린 주입법에서 사용하는 인슐린은 한 가지입니다만, 스스로 매일 맞는 주사용 인슐린의 종류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그리고 지속형 등입니다. 예전에는 속효성과 중간형 두 가지가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초속효성과 지속형으로 대체되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될 거 같구요. 아무튼 이런 거 구별까지 하려면 머리 너무 복잡해집니다. 대충 보면 지속형을 바닥에 깔고 초속효성을 필요할 때마다 주는 것입니다. 지속형 1일 1회에다 초속효성을 매 식사 시마다 맞는 방법이죠. 환자들 입장에서 얼마나 싫겠습니까?
인슐린생산공장을 재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말이야 쉽게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췌장이식수술을 말하는 것이죠.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하는 장소가 베타세포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은 알파세포(alpha-cell)도 있다는 뜻이죠. 알파세포에서는 글루카곤(glucagon)이라는 호르몬을 생산하는데 이 호르몬이 당을 올리는 여러 가지 호르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녀석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뿐만 아니라 알파세포까지 고장난 상태입니다. 당이 높을 때 내려주는 역할하는 베타세포가 일 제대로 하지 않는 문제도 있지만, 당이 낮을 때 올려주는 알파세포는 너무 열심히 일하는 상태도 겹쳐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췌장의 알파, 베타 세포 모두에게 작용하여 일 똑바로 하라고 다그치는 약이 최근에 새로 나왔습니다. 빌다글립틴(vildagliptin)이라는 성분의 약인데, 저도 아직 환자에게 적용해보지는 않은 약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꽤 괜찮은 약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기존의 다른 약과 병용투여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가 굶어 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산소를 못 받거나 영양분(에너지원)을 못 받거나 입니다. 이것들은 혈관을 통하여 혈액에서 공급됩니다. 그리고 에너지원의 대표격인 포도당은 혈액에서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데 지 혼자서는 못 들어갑니다. 인슐린이 매개합니다. 이 작용은 인슐린의 또 다른 중요한 작용입니다. 때문에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많더라도 저항성 때문에 제대로 역할 못하면 핏속에 당은 남아도는데도 세포는 굶어죽습니다. 바로 '풍요 속의 빈곤'입니다. (계속)